이데올로기는 21세기에 진입하면서 사망한 20세기적 가치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소멸한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황금시기를 누리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이 구차하게 걸치고 있던 사회주의라는 옷을 벗어던진 20세기 말부터 사회학자는 공산주의 사망을 선언했고, 사상가들은 실존주의를 이을 만한 새 사상이 없어 철학의 병살도 함께 선포했다. 하지만 인간의 두뇌에서 생각이 살아있는 한 철학은 생명을 이어갈 것이고, 이 철학을 사회에 행동으로 옮기는 이데올로기도 인간이 국가라는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한 씨를 말리는 타살은 힘들 것이다.
질서와 혼돈의 동거 속에서 국가라는 지붕 아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갈등을 일으키면서도 사회가 안정을 유지하고 발전하는 것은 보수와 진보라는 두 개의 이데올로기가 적당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면서 때로는 상생의 미덕을 출산하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래서 이데올로기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보수와 진보라는 두 이데올로기는 서로 배격하며 타도해야 할 제로섬 게임의 대상이 아니라 보완하며 상생의 지혜로 삼아야할 사회를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이다. 거대한 여객기의 두 날개가 공중에서 바람을 헤치며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날아가듯이 보수와 진보가 상생의 가치를 창출하면 우리 사회도 안전항해를 할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천안함 폭침사태에 대한 일부 진보사회단체와 인사들의 대응은 ‘진보’를 ‘친북’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남한의 진보주의 세력들은 평화 평등 복지라는 진보의 가치보다 맹목적이고 감상적인 민족주의 도그마에 빠져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파괴하고 국가안보를 해치는 발언과 행동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국가안보만은 한 목소리를 내는 게 국민의 양식이요, 도리다. 진보에 속한 단체나 개인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대한민국이 존재해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진보의 가치도 살아남고 빛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감상적인 사고에서 나온 가치를 교조로 삼으면서 자신의 주장에 스스로 몸을 묶는 어리석음의 깊은 못에 한국의 일부 진보단체와 진보주의자는 빠져 있다.
진보로 위장하며 친북 종북주의에 젖어있는 일부 시민단체나 개인들은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이명박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판하기 앞서 북한의 김 씨 왕조 세습정권 김정일의 폭압 공포정치를 먼저 비난하는 것이 순서다. 거주 이전의 자유, 표현의 자유, 정당하게 재판받을 자유가 있는 남한의 인권을 거론하기 전에 정치수용소에 밀폐되어 있고 생존권마저 위협당하는 북한 주민의 인권을 먼저 거론해야 한다. 북한의 문제는 동족이라는 이름으로 덮어두고 남한에서 조그마한 문제라도 일어나면 침소봉대해서 선동하고 문제를 확산시킨다. 친북 종북주의자들은 불도 없이 연기를 피우고 씨도 뿌리지 않고 열매만 수확하려 한다.
참여연대는 대한민국 등을 쏘았다
진보 시민단체의 중심에 서 있는 참여연대는 천안함 폭침사태로 야기된 대한민국 안보문제가 논의되는 유엔 안보리 의장국과 15개 이사국, 그리고 북한과 가까운 베트남 등 비이사국에까지 천안함 조사결과에 의혹을 표시하는 문건을 보냈다. 문건엔 ▲물기둥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없고 ▲생존자에서 어뢰폭발로 인한 청각 파괴 등 부상증후가 없고 ▲가스터빈실에 대한 조사결과가 없으며 ▲천안함 절단면에 폭발보다 침수 등으로 절단될 때 나타나는 흔적이 남아있다는 등 8가지 의문점을 담고 있다고 한다. 참여연대가 제시한 8가지 천안함 침몰 의문점은 5개국 82명의 해상무기 선박 폭약 전문가로 구성된 민군합동조사반이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사실을 밝힌 내용인데도 과학적인 입증 없이 시중에 떠돌던 괴담을 정리한 수준이다. 합조단은 ▲백령도 초병의 물기둥 목격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는 진술 ▲폭약 폭발시 발생하는 흡착물질 잔재가 물기둥으로 선체 전반에 검출됐다고 기술적인 조사로 이미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합조반은 바다에서 북한제 어뢰 프로펠러를 건져내고 어뢰와 천안함에 남은 화약 흔적이 동일함을 확인했다.
군 당국이 초기에 미숙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과정의 문제이지 과학적 조사의 결과와는 별개다. 군의 실수는 문책으로 이어질 것이다. 초기 군 당국의 실수에서 나올 수 있는 악의적인 괴담을 사실로 착각하고 유엔에 의혹의 이메일을 보낸 참여연대의 행태는 국제사회에 단호한 의지를 북한에 전달해 재발을 막으려는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명백히 국익에 반하는 일이다. 참여연대의 이번 행위는 사실을 외면한 역사관이요, 정체성 없는 국가관이요,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자체 주장일 뿐이다.
정부는 합조반의 과학적인 사실을 가지고 유엔을 통해 천안함 사태를 해결하고자 다자외교무대에서 피와 땀을 흘리고 있는데 군사전문지식도 없는 참여연대가 불쑥 뛰어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대한민국 등에다 총질한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의견은 사실과 과학적 실증에 입각해야 하고, 거기에 상응한 도덕적 신뢰를 지니고 있어야 설득력을 갖는다. 참여연대가 그런 도덕성과 과학적 조사의 능력과 기구를 가졌는지 묻고 싶다. 참여연대가 언제부터 군사전문 시민단체였는가. 지금까지 참여연대는 약방의 감초처럼 정치적 사건에만 목소리를 높여왔다. 2000년 총선 때 낙천 낙선 운동으로 특정 정파를 돕는다는 오해를 빚었고, 국가보안법 폐지, 이라크 파병 반대,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FTA반대,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를 주도해왔다.
아무리 정치집회를 즐겨갖는 진보 시민단체라고 해도 국가안보 문제만은 대외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거나 이것이 싫다면 차라리 침묵하는 게 국민의 도리다. 괴담을 가지고 유엔에서 국가 안위를 위해 피나게 노력하고 있는 정부의 뒤통수를 치는 것은 결과적으로 지금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하는 북한에 이득을 주는 행위다. 참여연대의 유엔 이메일 문건은 스스로 친북주의 단체임을 알리는 행위다.
더욱이 참여연대는 도덕적으로 흠이 있는 시민단체다. 시민단체는 순수한 시민의 힘으로 운영해야지 시민단체로서의 타당성을 갖는다. 정부나 기업의 도움을 받으면 관변단체나 로비단체이지 시민단체가 아니다. 그런데도 참여연대는 2006년 서울 종로에 자체 건물을 지으면서 자신들이 편법상속을 질타하고 조사하던 대기업들에게 계좌당 500만원 이상의 건축후원금을 달라는 안내장을 보냈다. 양두구육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이다. 이런 부끄러운 짓을 저지르면서도 자성과 성찰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시민단체의 권력에 취해 중대한 국가안보 문제를 다룬 유엔에 염치없이 끼어든 것이다. 이제는 참여연대도 70년대의 운동권 시각과 친북주의에서 벗어나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남북교류 돈키호테인가?
6․2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으로 당선된 송영길은 당선 첫 정책발표가 인천시 예산으로 남북교류 사업을 바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비록 영유아 지원의 인도적인 사업이라도 시기가 적절한 지 송 당선자에게 묻고 싶다. 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훌륭한 정책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북한 잠수정의 어뢰발사로 천안함이 두 동강나고 사망한 46명의 해군병사 영혼이 잠들기도 전에,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북한을 돕겠다는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의 인간으로서의 양식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국가관에 회의를 느낀다.
인천시민이 당선되면 북한부터 도우라고 표를 주었는가 묻고 싶다. 인천시 발전과 시민의 생활환경 개선책이 먼저이지 북한 돕는 게 그리도 급한가. 송영길 씨는 대통령도 통일부 장관도 아닌 대한민국 16개 광역시․도 중의 하나인 인천시장 당선자일 뿐이다. 천안함 사태로 남북관계가 극도로 긴장상태에 있고 유엔 안보리에 상정되어있으며 대한민국 국회만 빼놓고 미국 상 하의원, 유럽의회 등 세계 도처에서 북한 규탄결의안이 의결되고 있는 상황의 이시기에서 당선 첫 발표가 꼭 북한 돕기여야 하는가. 북한의 인도적 지원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송영길 씨의 돈키호테적 행동은 결코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시기가 아니다.
천안함 사태로 북한은 남한을 협박하고 있으며 핵무기와 언제라도 남한을 공격할 수 있는 18만명의 잘 훈련된 특수부대를 갖고 있다. 한반도가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고 국가안보가 위기에 처했는데 사회에 영향을 미칠 시민단체나 인사들은 더 이상의 친북적 발언이나 행동은 삼가기 바란다. 지금 이 시기에 친북주의자들의 침묵은 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