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순보때 쓰던 외국명 표기를 아직도 그대로 쓰고 있다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1880년대의 한성순보와 한성주보가 표기한 외국명은 여러가지로 표기한 것이 많다. 그것은 당시 중국쪽 신문의 외래어 표기를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즉 미국은 合衆國, 花旗國, 亞美理駕合衆國, 美利堅合衆國 또는 약자로 米國 등으로 표기했고 따라서 일본신문에서는 亞米利加의 약자인 米國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한국신문들은 해방될 무렵부터 일정때 米國으로 표기하던것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일본과 달리한다고 美國으로 표기법을 바꾸었다.
1880년대만해도 서구사람들이 중국에 상륙해서 日報館(신문사)을 설치해 서구의 路銹(로이터) 泰晤士報(타임스) 등의 電報(통신)를 받아 신문을 만들었으므로 동양에서는 중국쪽신문 뉴스가 제일 빨랐다.
당시 중국 각처에서 발행한 日報館 수를 대략 살펴보면 澳(오스트리아) 文紙가 6개소, 英文紙는 廣州5개소․香港15개소, 上海26개소, 漢口3개소, 福州4개소, 廈門1개소, 天津8개소, 煙台1개소, 北京4개소, 法(프랑스) 文紙는 上海5개소, 北京2개소, 天津2개소, 德(독일) 文紙는 上海2개소, 北京1개소, 俄(아라사)文報紙는 哈爾濱6개소, 上海3개소 등으로 분포되어 있었다.
이렇게 서구 각국이 앞다투어 가면서 중국대륙(거의 항구쪽)에 상륙해서 정치못지않게 신문전쟁을 벌인것이다. 또 신문들은 자국어 뿐만 아니라 중국판 신문도 만들어 대민활동을 한 것이다.(中國報字史참조)
이때 우리나라 최초의 정기간행물이라고 볼 수 있는 漢城旬報(1883.10.30창간)는 발행당시부터 외래어를 쓰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는 해외소식을 직접 통신으로 받지 못하고 주로 중국쪽 신문에 의해서 외국소식을 게재했다.
이처럼 서구의 전보가 주로 중국쪽으로 들어와 그외국어가 거의 중국어로 번역됐기 때문에 예를들면 America를 중국의 滬報(1883. 상해) 등의 신문이 亞米利加로 표기한것을 한성순보에서도 그대로 썼다. 물론 日文紙가 직역한 都羅溝無(都羅無, 드럼) 등도 있지만 전체적인 면에서는 중어표기가 주가 된 것으로 본다. 그래서 日文紙를 인용하는 경우는 한손더 거치는 결과가 된다.
그런데 요즘도 국내신문에서 외국명을 표기할 때 美國, 러시아, 英國, 이라크, 濠洲, 브라질 등으로 한자로 표기하다가 또는 현지음을 그대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사실은 1880년대 중국신문에서 한성순보로 외래어가 들어올때는 러시아, 이라크, 브라질 등도 俄羅斯, 伊拉克, 巴西 등으로 표기돼 들어왔다.
또 America를 중어식 표기로 亞米利加로 쓰면 중어발음으로는 아메리카란 발음에 근사치가 나온다. 그러나 아메리카합중국을 美國 또는 우리말로 미국이라고 쓰면 발음상으로나 의미상으로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만들어 낸 글자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외국명 표기통일을 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쓰고 있다는 것은 발전없는 언어생활을 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보겠다.
앞으로도 계속 일부국명을 옛날 중어식 표기 그대로 써야할 것인가 아니면 모든 세계국명을 현지발음대로 통일시켜야 할것인가를 우리는 더이상 미루지 말고 올바른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