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글날을 맞고보내면서 우리는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위업에 다시금 고마움을 느끼고있다. 한글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됐고 우리 국력이 커가면서 세계 48개국 590여 개 대학에서 가르치는 국제적 문자가 됐다. 한글의 과학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외국학자들의 관심과 찬사기 끊이질 않고 있는 것은 우리 민족 모두의 자랑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중국에선 임금수준이 높은 한국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중국인이 늘고 있는 가하면 문자가 없어 오랜 전설도 구전(口傳)으로 기억해야 했던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 찌아찌아 족은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해 비로소 역사와 문화를 기록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도 민족적 자부심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런 한편으로 우리는 지금 인터넷 사용률과 초고속통신망 보급률이 세계 1, 2위를 다툴 정도로 발전한 정보화시대를 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보다 폭넓은 지식과 문화를 향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을 통해 나타나는 정보의 홍수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인터넷 속에서 쓰여 지는 우리말 우리글이 온갖 은어와 비속어로 뒤바뀌고 맞춤법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상태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564돌 한글날을 앞두고 7일 전국 유ㆍ초ㆍ중ㆍ고교 교원 455명을 대상으로 학생 언어사용 실태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52.7%는 ‘학생 대화에서 욕설과 비속어 비율이 20~50%는 된다.’고 답했다. 교원들은 ‘조사를 빼면 대화의 반 이상이 욕설과 비속어, 은어로 이뤄져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66.1%가 ‘그렇다’고 답했고, 56.4%는 ‘학생들이 욕설, 비속어, 은어를 쓰는 것을 거의 매일 본다.’고 응답했다. 학교 언어 환경이 이렇게 악화한 주요 원인으로는 인터넷이 지목됐다. 49.2%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학생들의 욕설, 비속어 사용이 더 심각해졌다고 답변했다.
전문용어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볼 때도 일본어와 영어 등 외래 파생어뿐만 아니라 국적 불명의 단어들이 지나치게 통용돼 우리말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점은 뭐니 뭐니 해도 어려운 외국 글은 바르게 쓰면서 쉬운 우리글은 틀리게 쓰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글자를 토막 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는 언어가 홍수를 이루고 낯 뜨거울 정도의 비속어들이 아무렇지 않게 통용 되는 현실, 이대로 가다가는 무엇이 정확한 우리말 우리글인지 언어문화의 국적 상실 시대가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문화인의 부끄러움 중에 첫째가는 부끄러움은 바로 자기 나라 말을 바르게 쓰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문화를 아낀다고 하면서 우리글을 틀리게 써서야 되겠는가. 언어나 문자는 모든 문화 발전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민족정신과 국민 의식 고취의 원동력이다. .인터넷 시대 맞춤법 외면과 국적 불명의 은어 비속의 난무는 심하게 말해 국가적인 수치라 아니할 수 없다. 눈부시게 발전하는 정보화 속에서도 우리가 지켜야할 질서가 있고 규칙은 존중돼야 한다. 인터넷 시대 우리가 쓰는 말과 글이 순수하고 정확한 국어가 되도록 정부당국은 물론 국민 모두가 신경을 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