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이 민심을 읽을 줄 모르면 정치를 집어쳐야 한다. 정당이 민심의 흐름을 모르면 당간판을 내려야 한다.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패배를 했어도 볼꼴사납게 했다. 여권의 ‘표밭’으로 알았던 분당 을과 강원도에서 고배를 마셨으니 변명할 여지도 없다.
선거판에는 의례히 돌출변수가 있게 마련이지만 승패의 원인분석만은 바로하자. 분당 을의 경우 표심이 대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왜 그랬을까. 대한민국 안보와 정통성을 사수해온 정통보수세력이 손학규후보와 민주당을 결코 좋아해서가 아니다. 그 보다는 보수계층이 한나라당과 MB정권에 너무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4.27 재. 보선은 사실상 MB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짙었다. 그런데 중요한 시기에 악재가 겹쳤고 이명박 정부는 사태해결에 무능을 드러냈다.물가대란, 아파트값 하락에다 농협, 저축은행사태 등이 잇달어 터져 중산층이 동요했다. 그 중에서도 ‘넥타이 부대’로 불리는 30~40대 젊은 층이 정부 여당의 비토세력으로 변한 것이다. 한국 갤럽의 여론조사를 보면 60세 이상의 81%가 강재섭에 지지표를 던진 반면 30대는 무려 83.9 5가 손하규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개도 밥그릇을 건드리면 주인도 무는 법이다. 민생이 위협 받으면 정권이 무사할 수 없다. 4.27 선거를 깃점으로 MB의 레임덕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10년간 피와 눈물로 싸워 MB정권을 탄생시킨 1등공신인 정통보수세력과 보수 아스팔트 시민단체요원들이 좌경적 중도실용노선에 크게 실망하던차 이번에 충격요법으로 손학규를 선택했다고 봐야 한다.
한나라당도 살아남으려면 뼈를 깎는 대수술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전여옥 의원이 제대로 짚었다. ‘창조적 파괴’만이 살길이라고 한 말 말이다. ‘표심’에는 의리도, 동지도 없다. 정치를 잘못 하면 민심은 하루 아침에 돌아서 버린다. ‘민심은 천심’이지만 ‘민심은 조석변(朝夕變)’이란 말이 더 실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