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협소설에는 천편일률적인 공식이 있다. 억울하게 살해된 부모나 아내의 원수를 갚기 위해 피나는 무술연마로 무림의 고수(高手)가 되는 과정이 먼저 그려진다. 그리고 마침내 원수를 만나 사생결단의 진검승부 끝에 상대를 잘라 통쾌하게 복수하는 라스트 신으로 끝을 맺는다. 십중팔구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의 스토리다.
9.11 테러의 주인공인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되었다는 뉴스는 지금 지구촌 최대의 화두다. 아프카니스탄의 산속 동굴에 숨었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파키스탄의 한 100달러 호화저택에서 미 CIA(중앙정보국)요원과 해군 특수전대원들(‘네이비 실’)에 의해 확인 사살되었다고 공식발표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1일 밤 11시(미국시간) 직접 국민앞에 나와서 "정의는 실현되었다"고 말했다. 수천명 무고한 인명을 희생시킨 미국에 대한 테러리스트는 앞으로도 반드시 응징되고야 만다는 의미심장한 강력한 메시지다.
테러리스트는 10년 대(對)테러리스트전에 의해 끝내 제거되었다
이로써 2001년 9월11일 항공기를 납치, 자살테러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팬타곤(국방부 청사)을 폭파, 2800여명의 무고한 인명을 떼죽음시킨 9.11테러의 원수는 갚은 셈이다. 알 카에다에 의한 9.11 테러는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구겨놓았다. 그 원흉이 사살되었다는 소식에 미국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성조기를 흔들며 열광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렇다면 오사 빈 라덴의 제거로 테러리즘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은 해방될 수 있을까? 대답은 불행히도 ‘노’다. ‘알 카에다’는 빈 라덴 개인을 뛰어넘는 테러조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히려 빈 라덴의 ‘지하드(聖戰)적 순사에 전의를 불태울 것으로 보아야 한다. 테러리즘은 또 다른 테러리즘을 낳는 생리구조를 갖고 있음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