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그렇게 건강을 자신하던 내가 전립선 암에 걸리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런 내가 지난 5월 24일 분당 서울대병원에 입원, 수술을 끝내고 6월 8일, 10여일 만에 퇴원하고 나니 만감이 교차한다.
전립선 암이란 나이 40-50이 넘으면 누구에게나 걸릴 수 있는 증세로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립선 비대 또는 전립선 암으로 나타나며 소변줄기가 가늘어 지거나 통증을 수반하게 된다. 그러나 요즘은 의술이 발달하여 혈액 검사를 통해 PSA 수치를 알 수 있고 정상치를 넘으면 곧 의사의 진단 결과에 따라 투약하거나 시술을 받으면 된다.
나는 의학 상식이 부족한 탓에 평소부터 이런 관리를 너무나 등한시 하여 내가 전립선 암에 걸렸으리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 하기는 나의 경우도 당뇨병 때문에 수년전부터 분당 서울대병원 내분비과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봄 어느 날 진료차 병원엘 갔더니 혈당치가 잘 내려가지 않는다며 밤에 자다 소변보러 몇 번이나 가느냐고 묻기에 두, 세 번 정도 라고 했더니 그러면 검사를 받아보라면서 비뇨기과를 소개해 주었다. 검사결과(혈액 초음파) PSA 수치가 너무 높다 면서 하루 입원하여 조직검사를 해 보아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난 4월 22일 입원하여 조직검사를 하게 되었다. 전립선 12군데를 떼어내서 검사한 결과 벌써 10군데서 암 조직이 발견되었다면서 수술을 권장했다. 하지만 담당 주치의의 의견은 연령이 75세 이상이면 일반적으로 수술을 권고하지 않는다면서 굳이 수술을 원하면 수술 후 회복가능여부를 철저히 검사한 다음 수술하겠다면서 수술 날짜를 5월 26일로 잡았다.
수술방법은 일반 개복수술과 다빈치 로봇수술 등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로봇 수술이 정교하고 효과 또한 좋고 회복도 빠르다는 것이다. 한 가지 흠은 의료보험 혜택이 안 되어 수술비용이 비싸(본인부담 1,300만원)다는 것이다. 심사숙고 끝에 나는 수술비용이 비싸지만 로봇 수술을 택했다.
다빈치 로봇수술은 장점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째 환자가 통증을 덜 느끼고 수술 흉터도 적다는 점, 둘째 출혈량 감소(개복수술의 10분의 1정도), 셋째 합병증감소, 넷째 보다 정밀한 접근이 가능하여 신경보존은 물론, 시술 후 성기능회복이 빠르고 배뇨기능역시 조기에 회복됨, 다섯째 손으로 할 경우는 손 떨림이 걱정되지만 로봇 수술은 확대된 영상을 통해 수술함으로써 신경 및 혈관의 보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여섯째 회복이 빨라 입원 기간이 단축됨, 일곱째 양안 렌즈를 통한 3차원 영상을 구현, 상대적으로는 깨끗한 시야에서 보다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음(육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입체감), 여덟째 수술하는 의사는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수술할 수 있는 등 장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나는 5월 26일 오전 11시 30분에 수술을 시작해 오후 3시 45분에 끝났고 회복실을 거쳐 병실로 돌아오니 4시 30분이었다. 장장 5시간이 걸린 셈이다. 내가 수술을 받는 동안 가족들은 대기실에서 4-5시간 초조하게 기다리다 수술이 잘되었다는 말을 듣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함께 병실로 돌아왔다.
그러다가 지난 5월 30일 저녁엔 갑자기 심한 기침에다 가래가 들끓고 온몸에 열이 나기 시작했다. X레이를 찍어보니 왼쪽 가슴에 가래가 많아 기관지를 누르고 있어 말소리가 잘 안 나오는 이른바 가벼운 폐렴(肺炎) 증세를 보였다. 호흡기 내과에서 폐렴치료를 병행 하니 2-3일 뒤부터 열이 내리고 기침과 가래가 멎어 목소리도 다시 회복됐다.
병원에 입원하고 보면 가족들도 환자 못지않게 마음고생이 많게 마련이다. 내 경우도 미국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외아들(송경원․뉴욕주 맨해튼시 한인 침례교회 담임목사)이 나의 수술 소식을 듣고 20시간의 비행 끝에 급거 귀국해 수술결과를 함께 지켜 봐 주었고 매일 낮 동안(밤에는 전문 간병인이 수고해 주었다) 아내(최순자)와 함께 지성껏 간병하니 한편으로 흡족하고 마음 든든하기 짝이 없었다.
아들과 함께 미국에 거주하는 딸(송은정)과 사위(김준호․텍사스 오스틴 거주)는 아들처럼 나오고 싶었지만 비자 관계로 나올 수가 없어 매일 전화하면서 애틋한 정을 나타냈다. 입원 기간 중 많은 친척과 친구들이 문병 차 다녀갔다. 오지 못한 많은 친구들과 지인들도 전화나 전보로 쾌유를 기원한다면서 많은 위로와 격려를 해 주어 더욱 고마움을 느낀다. 특히 아내의 헌신적인 간병에 충심으로 감사를 느끼며 사의를 표한다.
나의 외고집과 의학 지식의 무지 때문에 고생한 것은 결과적으로 나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끝으로 많은 회우들에게 권장하고 싶다.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고 했던가. 모두들 자기 건강에 더욱 관심을 가져 대한언론인회가 매달 진행하고 있는 ‘건강 포럼’에 적극 참여 해 한분도 병원신세를 지지 않는 건강한 노후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