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하철 운송 적자를 줄이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노인들의 무임승차 기준 연령을 높이고 현행 기본요금도 인상하는 문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와 같은 문제를 이미 서울과 인접해 있는 경기도와 인천시 등, 관련기관과 실무적 협의를 마친 상태라고 한다. 만약 노인들의 ‘무임승차권’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손실액을 국비로도 보전 받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는 길’ 만이 적자를 줄이는 데 최상의 대책인가 이에 대해 논의(論議)해 보고자 한다.
서울시는 노인들의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문제와 일반 기본요금을 1천원에서 200원내지 300원을 인상하는 문제를 확정 지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는 올해 서울메트로(1∼4호선)에서 3천 482억원, 도시철도공사(5∼8호선)에서 2천 266억원 등 총 5천 748억원의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 규모는 2천 227억원으로 전체 운송 수입의 17∼18%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5년동안 양 공사의 누적 적자가 2조 2천 65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하고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도 지난해까지 5년간 총 1조 515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서울시는 매년 발생하는 수천억원의 운송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득이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는 길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무임승차 대상자는 노인복지법에 따라 65세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으로 규정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 평균운임은 무임승차 인원을 포함하면 736원으로 운송원가 1천 120원의 66%에 불과하다”며 “요금인상 요인이 분명히 있고 무임승차 손실액이 상당한 수준에 달한 만큼 지하철 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때가 됐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지하철 적자운영 이유를 노인들의 무임승차가 주요 원인이라고 들이 댄다는 것은 어딘가 모르게 이유가 약하다. 서울시는 먼저 지하철을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운영할 것인가 하는 아이디어를 짜내는 방안과 모든 공공기업이 그렇듯이 지하철 양 회사도 뼈를 깎는 구조 조정을 통해 쇄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고서도 정 안될 경우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는 문제’를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최근 인구센서스(census)에서도 드러났지만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미 고령화 사회를 벗어나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고령화 사회는 노인이 7% 이상일 때, 고령사회 14% 이상, 초 고령사회 20% 이상) 따라서 지하철 무임승차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그만큼 지하철 적자도 늘어날 것이 뻔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노인들은 지금껏 6․25 전쟁과 산업화, 월남전, 독재체제와 민주화 운동이란 격동의 세월을 살아왔다. 이들은 “이제는 노인이 되어버린 세대에게 국가가 지금까지 해준 게 뭐가 있느냐”고 묻고 있다. 노인들이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하고 의료비도 절약된다. 국가는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유지해줄 책임이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사회에서 노인의 삶 또한 행복할 권리가 있고 국가가 그를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번에 서울시가 생각한대로 무임승차자의 연령을 높인다면 그만큼 노인들의 활동량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나마 무임승차 덕분에 소외된 노인들은 친구도 만나고 즐거운 나들이로 하루를 재미있게 보내고 있다. 요즘 노인들이 찾는 곳은 주로 멀게는 춘천, 천안, 의정부 등지이며 가까운 곳은 종묘공원 등이다. 작년에 우리나라 노인 의료비는 14조 583억원 이었고 금년 1․4분기 만해도 벌써 3조 4472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물론 우리나라 노인 전체가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65세에서 70세까지 유료로 한다면 그 만큼 노인들의 활동량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운동량부족으로 의료비가 더 들어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지난번 김황식 국무총리가 취임 초 기자회견에서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를 언급했다가 노인들로부터 강력한 저항을 받고 유명무실하게 끝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때 김 총리의 진의(眞意)는 그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실은 “꼭 ‘노인 카드’로 타야 할 사람만 타면 되는데 그렇지를 않고 다른 사람들이 일부 대신 사용을 한다”는 뜻이었는데 차마 이 말은 그대로 전하지 못하고 ‘무임승차 카드’가 문제가 많다고만 두루뭉실하게 한 발언이 잘못 보도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필자는 이 기회에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미국이나 외국처럼 공항을 들어 갈 때 ‘지문통과(指紋通過)’를 하는 것처럼 우리 노인들도 지하철 입구에 들어갈 때 ‘지문통과’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본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카드’ 분실우려도 없게 될 것이다. 노인들은 종전에 지하철 입구에서 일일이 얼굴을 확인하고 표를 받아 간적이 있고 또 어느 곳에서는 입구에 쌓아 놓은 지하철 표를 무조건 가지고 타도록 해서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이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그것도 유실(lose)이 많아 지금은 서울시에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시니어패스(무료카드)’를 지급하고 있는 중이다. 이 것 또한 다른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면 앞에서 얘기 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선진 외국의 경우처럼 ‘지문으로 지하철 출입’을 하는 제도를 권하고 싶다. 이 제도는 본인이 아니면 절대로 통과 할 수 없으므로 김 총리의 말마따나 ‘꼭 타야할 사람만’이 탈 수 있기 때문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