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 는 성경말씀이 있다. 마테복음 19장24절과 마가복음 10장25절에 나오는 귀절이다.
필자는 성서에 어둡지만 왜 하고 많은 짐승 중에서 하필 낙타와 바늘귀를 연관시켰을까.
성경구절의 잘못 번역(誤譯)에서 나온 실수라고 한다. 번역자가 아랍원어 밧줄(gamta)을 스펠링이 비슷한 낙타(gamla)와 혼돈해서 빚어진 착오다. 그러고 보니 이치에 딱 들어맞는다. 가는 실이나 겨우 통과할 수 있는 반늘 구멍에 굵은 밧줄이 어찌 들어가겠는가.
또 다음 의문으로 이어졌다. 부자는 왜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걸까? 부자는 대체로 인색하여서 자신이 어렵게 모은 재산을 선뜻 사회에 희사하기를 아깝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의 축적과정’에서도 떳떳치 못한 거래가 없을 수 없기 때문에 도덕적인 정당성이 문제가 된다.
물론 부자라고 다 그런 것처럼 매도해선 안 된다.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평생을 모은 부의 대부분을 미련 없이 사회에 환원하는 데 주저치 않는다. 그래서 국민들로 부터도 존경을 받는다. 억만장자인 워렌 버핏은 전 재산의 85%인 370억 달러(35조원)를 자선단체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비롯한 5개 단체에 아낌없이 맡겼다. 석유왕 록펠러는 부의 사회환원의 원조격이다. 그는 ‘10. 1조 신앙’으로도 유명하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11조 신앙은 세계의 대부호가 되어서도, 죽는 날까지 철칙처럼 지킨 인물이다.
문제는 한국의 부자(재벌)들이다. 불상하고 허기진 이웃이나 홍수로 갑자기 집을 잃은 수재민 들을 위해 개인 금고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성경구절이 맞는다면 아마도 ‘천국행’은 포기한 것일까..
미국발 금융위기가 몰고 온 거대한 쓰나미가 한국의 주식시장을 강타했다. 불과 1주일 사이에 부자들의 주식이 단숨에 12조원이나 증발했다고 한다. 그 통에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자그마치 1조4천2백억원이,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도 1조3천2백억원이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엄청난 손재수의 단 1000분의1 이라도 고통을 겪고있는 사람들을 위해 선뜻 내놓았더라면 불우이웃의 은인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인물로 대중들로부터 얼마나 존경과 추앙을 받았을까, 안타까운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