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지겹다.’ ‘금년에 과일이 맛이 없다.’ ‘채소 값이 금값이다.’ 등등…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는 여름 내내 퍼붓는 비로 인해 생겨 난 말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세계가 ‘지구온난화’ 때문에 태풍과 폭우, 폭염, 가뭄, 산불로 시달림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6월 22일부터 시작한 비는 올 여름 내내 시도 때도 없이 많이 왔다. 올해 7월 한 달간 서울에 내린 비의 양은 1311.5㎜. 기상을 관측한 1904년 이래 7월 기록으로는 1940년(1364,2㎜)이후 두 번째다. 최근 30년간 7월 평균 강우량(394.7㎜)의 3.3배나 된다. 지난 7월 27일 하루 동안 서울에 내린 비의 양은 301.5㎜로 7월 강우량으로는 최고치이며 일일 강수량으로는 역대 3번째다. 이는 104년만의 기록이라고 한다. 이렇게 집중호우와 이상 고온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가 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연일 내리는 비 때문에 올 여름이 예년처럼 그렇게 덥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 한반도가 계절에 따라 들쭉날쭉한 ‘널뛰기’ 날씨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도 요즘 40℃이상의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일 년에 160명이상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최근에 워싱턴 DC와 뉴욕에서 기온이 43.3℃를 기록하는가 하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온도는 47℃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또 콜로라도주 그랜드정크션과 덴버는 41℃를 기록한바 있다. 이와 같이 미국도 폭염과 함께 최근에는 산불, 허리케인과 모래폭풍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폭우에다가 연일 38∼40℃를 웃도는 날씨로 일사병 환자가 하루에 100명이상 늘고 있다. 중국도 윈난성, 충칭시, 후난성 등은 100년 이래 가장 혹독한 가뭄이 찾아와 식수는 물론 농경지가 말라붙는 등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지구반대편 남반구인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폭설이 내리고 있으며 뉴질랜드도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한다.
사막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 사하라사막은 강한 모래바람과 가뭄으로 많은 사람과 가축이 죽어 나간다. 현재 지구 면적의 19%인 3천만㎢가 사막화되었고 이로인해 1억 5천 만명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세계에서 6번째로 크다는 아프리카의 ‘차드호’가 말라, 농업과 어업을 하는 사람들이 고향을 떠난지가 이미 오래다. 극심한 가뭄으로 지금 소말리아를 비롯한 동아프리카 지역에서는 1200만명의 주민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 급박힌 구호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만 280만명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남극과 북극은 빙하가 녹아내려 펭귄의 개체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북극을 대표하는 햐얀 곰들도 유빙(流氷)에 떠내려가다 익사하거나 굶어죽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온난화에 의해 지구 전체 담수량의 90%를 가두고 있는 남극의 빙상이 일 년에 약 1조 톤이라는 엄청난 양의 얼음덩어리를 방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킬리만자로와 아르헨티나의 페리토 모레노빙하 등 세계 각국의 만년설이 하나 같이 녹아내려 속살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는 물론, 지구 곳곳에서 물 공급이 감소되고 있다. 더욱이 이산화탄소가 2배로 증가되는 2050년경에는 산악지역의 빙하가 25%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물 공급부족으로 피해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여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식량사정은 더욱 악화 되고 바다 생태계의 변화로 인해 어획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모작(多毛作) 농사가 가능해지지만 병충해가 늘어나 토양이나 수질 오염이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남극지역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증가하기 때문에 해안지대 대부분이 위협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인간은 스트레스와 질병이 두 배로 증가하게 되며 전염성 질병이 만연해지고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이 확산돼 우리나라도 열대성 질병의 발생이 예상된다. IPCC (유엔정부간위원회)에 따르면 지구온도가 1℃ 올라가면 양서류가 멸종하게 되고 2∼3℃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2050년경에는 지구생물의 20∼30%가 자취를 감추게 된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2080년경에는 지구 생물 대부분이 멸종위기에 처해 생태계가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양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다. ‘인과응보(因果應報)’라고나 할까? 다 인간이 저지른 재앙이다. 나 하나 안 버린다고, 나 하나 안한다고 하는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이 이렇게 큰 재앙을 눈앞에 두고 있다. 광고 천재 이제석은 작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자연보호’ 보고대회에 이런 광고를 냈다. “코끼리가 싸놓은 큰 똥에 작은 참 새 한 마리가 옆에서 쓰레받기를 들고 치우는 시늉을 하는 광고”다. 이는 세계인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지구상에서 공해를 제일 많이 내는 미국과 중국이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참새 같은 작은 나라가 아무리 줄여 봐야 별 효과가 없고 큰 나라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Al Gore) 씨는 그의 저서 긴급 환경리포트 ‘불편한 진실’에서 미국이 1997년 ‘교토의정서’에 가입하지 않은 것을 비난하고 있다. 그 때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자연을 살리자는 선거캠페인을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일주일후에 폐기처분했다는 것이다. 아마 부시도 포퓰리즘의 발언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지금 지구는 죽어가고 있다. 이렇게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세계가 함께 힘을 합쳐 하루빨리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6500만 년 전에 공룡이 사라진 것처럼 지구 종말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 지구는 심각하다 못해 위험하기까지 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