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후생성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1년 8월 현재 정부로부터 생활 보조금을 받는 사람이 자그마치 203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가운데 70%이상의 사람이 노동능력이 있는 사람들로 일자리가 없어 노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연간 예산은 3조 4000억 엔,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약 47조6000억원에 달한다.
1인당 지급액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형편이나 수급자의 형편 즉 단신이냐 부양가족이 있느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월 12만엔 전후가 된다.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약168만원 가량된다. 우리나라에선 3,4인가족의 월 생활비다. 일본에서도 이 정도의 돈이면 독신생활 하는데 별 지장이 없는 액수다.
NHK가 소개하는 한 생활보호자의 월 씀씀이는 이렇다. 오사카에 살고 있는 다나카씨는 공사판을 전전하던 50대의 건강한 사람으로 3년전부터 일자리가 없어 생활보호금으로 살아가고 있다. 다나카씨가 매달 오사카부로 부터 받는 돈은 12만 6000엔, 이가운데 살고있는 단칸방의 월세가 4만엔, 식료품구입비 약 4만엔을 지출하고 남는 4만 6000엔(64만5천원정도)으로 담배도 사 피우고 맥주도 사 마시고 취미인 비디오 테이프도 수집한다. 다나카씨의 수입은 또 있다. 생활 보호자는 의료보험이 무료이기때문에 매달 병원으로 부터 이핑계 저핑계로 14가지의 약을 무료로 타오는데 이를 다 먹을 수가 없을 뿐아니라 불필요하기때문에 상당 부분 내다 팔아 약 2만엔의 별도 수입을 챙기고 있다. 병원은 약값과 진료비를 오사카부로부터 받기 때문에 넉넉하게 처방함으로써 수가도 올리고 다나카씨의 부수입도 올려주는 일석 이조의 선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나카씨의 말로는 일할때보다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세금으로 생활하는 계층이 갈수록 젊어 지고 있다는 점이다. 8월말 현재 약 40만명의 2,30대가 새로운 생활보호대상자로 등록 했다는것. 현재 27살인 이시이군의 사정을 소개해 보자.
이시이군은 작년말까지 한 중고차판매소의 직원이었으나 구조조정으로 잘리면서 생활 보호대상자가 되였다. 이시이군이 매월 오사카부로부터 받는 돈은 11만6000엔. 현재 동거하고있는 애인이 아르바이트로 월 7,8만엔을 벌어오기 때문에 둘이서 지내는데 별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안락한 생활을 즐기고 있는 이시이군에게 고민은 엉뚱한데 있다. 현재 애인이 임신중인데 애기를 낳고 나서도 과연 이런 생활이 가능하냐 하는 것이다. 물론 제도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자식을 갖고도 생활보조금으로 산다는게 남보기 민망하다는 것이 그의 고민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다 보니 당황해 하는 곳은 각 지방자치단체들이다. 노동능력이 없는 고령자들을 돌보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라 치더라도 2,30대의 젊은 사람들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공짜로 살겠다는데 까지 예산을 낭비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지난 8월말 일본 전국의 대도시 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 사태를 타개하기위한 방책을 강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러나 결론은 뾰족한 것이 나올 수가 없었다. 노동력이 있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나는 일자리를 얻기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자리가 없다”고 배짱을 튕기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다 못한 오사카부는 현재 800명의 케이스 워커(노동력있는 생활보조금 수령자를 찾아가 취업을 종용하는 사람 )를 1000명으로 증원하고 본격적인 취업알선에 뛰어들었다. 대상자들을 일일히 찾아가 취업을 설득하고 언제까지 시청으로 나오면 회사관계자들이 나와 면접을 하도록 주선할테니까 반드시 나오도록 통보했다. 그러나 결과는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 이유는 몸이 불편해서 못갔다는것. 케이스 워커들이 대상자의 집을 가가호호 방문했으나 방에 있으면서 문을 안 열어 주거나 아예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궁리 끝에 앞으로 통보한 날짜에 출두하지않으면 보조금 지급을 중단 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보냈으나 이번엔 또다른 복병이 케이스 워커들을 가로 막았다. 이른바 사회운동가들의 맹렬한 시위. 시청앞을 에워싼 이들 데모대는 “당국이 이들에게 그렇게 압박을 가하면 자살자가 속출 할 수있다. 당장 압박을 중지하라”고 성토하고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시 당국은 정책을 바꾸어 생활보호자 심사단계에서 일자리를 알선했는데도 이를 거부할 경우 보조금 지급중단을 감수하겠다는 각서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일부에선 당사자들이 일할 의욕이 생겨야지 강압적으로 밀어붙인다고해서 해결이 되겠느냐고 비난하고있는 상태다.
80년대 말 로스앤젤레스에 있을때 홈리스(거지)를 취재한 적이 있다. 겨울이 없는 따뜻한 고장이라 미국 전역의 홈리스가 모여드는 곳이 사우스캘리포니아. 그당시 시청에 등록만하면 월 400여달러의 보조금이 이들에게 주어졌다. 아침이 되면 맥도날드에서 특파원이나 홈리스가 같이 팬케익을 먹는 고장 --- 아 여기가 천국이구나--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지금 이웃나라 일본의 등록 거지(생활보호자)는 나이에 상관없이 한달에 12만엔(약170만원)을 받아 원룸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니 부러워 해야하나 말아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