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베스트셀러 소설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영화로 제작되어 국내 상영 중이다. 주인공 ‘알란 칼손’이 100세 생일을 맞아 요양원을 탈출하며 벌이는 좌충우돌 휴먼 코미디다. 100세에 요양원 창문을 넘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는 장면은 유쾌하다.
바야흐로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시대다. “재수 없으면 100세까지 산다”는 유행어가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 산다”로 바뀌는 추세다. 2013년 말 현재 우리나라 100세 이상 어르신은 1,836명. 황수(皇壽ㆍ110세) 잔치가 잇따라 열릴 전망이다. 중국 후난성(湖南省)의 텐룽위(田龍玉) 할머니는 지난해 6월 120세 생일을 맞아 화제가 됐다. ‘120세 시대’가 먼 훗날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언론인들은 팽팽한 긴장과 술·담배에 찌들어 오래 살지 못한다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본회 만해도 여든 이상 원로회우가 140여명이다. 그 가운데 6․25 종군기자와 참전회우가 48명이나 되니 짧은 수명이라 할 수 없다. 지난 2008년 10월호부터 올해 3월호까지 본지 ‘찬란한 불꽃 실버 파이팅’에 소개된 선배들도 올해 아흔 일곱인 김진섭 원로회우를 비롯하여 70대 후반부터 80대 중반 사이다. 여전히 여생을 치열하게 산다. 일과 봉사가 건강 비결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팔십대도 팔팔한 현역
지난 4월호부터 연재를 시작한 ‘인생 2막’ 주인공들도 경륜과 열정으로 신문과 잡지, 인터넷신문 발행과 언론현장 복귀로 노익장을 과시한다. 특히 대중성 없는 외교전문 영문 월간지 ‘Diplomacy’(임덕규)와 ‘Korea Post’(이경식) 발행인은 팔십대에도 팔팔하게 30∼40년 동안 결호 없이 이끌어왔다. 저력이 대단하다.
21세기를 ‘트리플 30세대’라고 한다. 30년은 부모 그늘에서 살고, 30년은 부모가 되어 자식 뒷바라지하고, 60년 이후가 자신만의 여생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한국사회 노인들의 여생은 여유를 누릴 만큼 안녕하지 못하다. 65세 이상 600만 명 가운데 60% 가량은 노후준비가 안 된 상태다.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지 못한 노인들은 아프고, 외롭고, 돈 없는 삼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인생 2막이 필요한 이유다.
‘인생 2막’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선배들을 취재하다보니 ‘인생 2막’ 무대에 오르는 기회가 주어졌다. 지난 9월 15일 창간된 ‘브릿지경제신문’ 논설위원 역할이다. 편집위원 7년차, 크게 기여한바 없는 단역(端役)을 이제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브릿지경제신문’ 오너는 대전·충청지역 일간지 중도일보를 소유한 김원식 부원건설 회장이다. 발행인 겸 대표이사는 김 회장의 아들 김현수씨. 편집인 겸 사장은 최회봉씨. 국민일보 창간 요원으로 아시아투데이 편집국장과 총괄 전무이사 등을 지냈다. 신문사는 종로구 당주동 변호사회관. 하루 28면 전면 컬러로 중앙일보(구형 대판)에서 인쇄한다. 주 타깃 독자는 은퇴 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이다. 100세 시대 ‘장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인생 2막으로 옮겨가는 브릿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발행 취지다.
콘텐츠는 ‘VIVA 100’
필자는 창간 사설에서 ‘브릿지경제는 차별화 된 콘텐츠와 100세 시대 동반자로서 행복으로 가는 은퇴생활의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다짐하며 ‘은퇴는 끝이 아니라 인생 후반기를 새롭게 설계하는 기회다. 은퇴 이후가 활기차고 행복해야 사회와 국가가 건강해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브릿지경제가 추구하는 ‘VIVA 100’은 ‘정보의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향 커뮤니티다. 일과 돈, 건강과 힐링, 문화와 취미 등 독자들이 참여하여 삶의 지혜를 공유하는 공간이다. 앞으로 발족될 ‘VIVA 100 포럼’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을 주축으로 청년, 노년층을 아우르는 소통의 커뮤니티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전문가, 지자체, 정부, 기업, 사회단체 등과 함께 새로운 100세 시대의 시스템 구축을 심도 있게 연구하여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교육·취업·정년, 연금·복지와 개인의 재테크 등이 60세 은퇴에서 80세까지 사는 것을 전제로 짜여 있는 만큼 고령사회에 걸맞게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은퇴 후의 삶이 재앙 아닌 축복이 되려면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고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 노인의 가치와 역할이 인정되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