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예측불허의 경기다. 바로 그것이 매력이다. 그리고 생각의 허를 찌른 홈런이라는 파울의 수용이 팬들을 열광케 한다. 펜스를 넘어가 버린 타구는 잡을 수 없다. 그 파울성 타구를 최대의 가치로 인정한 야구야 말로 언제나 이변을 부른다.
올해 메이저리그엔 또 하나의 리그 속의 리그가 생겨 한국의 야구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비단 한국팬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국의 팬들, 그리고 일본과 대만에 까지도 깊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한국출신의 ‘거물 7’이 한 시즌에서 격돌하기 때문이다. 일찍이 이래본 적이 없기에 더 기대가 크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 코리언 빅리거 7, ‘2준(駿)3호(虎)쌍룡(龍)’이 등장한다. 2준이란 발 빠른 3박자 준마 김현수와 추신수를 이르는 것이고 3호 즉 3 Tiger는 강정호, 박병호, 이대호를 말하다. 쌍룡은 선발의 류현진과 끝판왕 오승환 아닌가. 서부영화로 빗대자면 이 7명의 무법자들이 포효하는 메이저리그에 한국팬들의 시선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한국팬들의 첫 번째 관심은 이들 3 Tiger 중에서 누가 가장 많은 홈런을 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전망하기 쉽지 않은 대목이다.
강정호는 이미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그는 이미 루키가 아니다. 사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지난해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가 박병호와 이대호를 한꺼번에 불러들여 홈런3국지를 연출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강정호가 한 만큼 박병호와 이대호도 해낼 수 있다.
“30홈런 이상만 때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미국 언론이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박병호의 올 시즌 성적을 예상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병호는 2015시즌 한국에서 타율 0.343, 53홈런, 146타점, 출루율 0.436, 장타율 0.714를 기록했다. 그러나 박병호가 지난해 한국에서 세웠던 성적을 메이저리그에서 비슷하게 내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역량과 비교하면 30홈런을 기대하는 것은 평가이상일 수 있다. 그래도 박병호에겐 최소 20홈런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가 실린다.
2014년 시즌 넥센에서 박병호와 함께 뛰었던 강정호는 그해 타율 0.356, 40홈런, 출루율 0.459, 장타율 0.739의 성적을 냈고, 지난해 피츠버그에서 타율 0.287, 15홈런, 출루율 0.355, 장타율 0.461을 기록했다.
미국의 통계 분석 사이트인 ‘팬그래프’는 박병호가 올해 타율 0.254, 출루율 0.328, 장타율 0.479, 홈런 30개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박병호의 미네소타는 2012년 이후 한번도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다. 그러기에 만약 박병호가 30홈런을 기록한다면 미네소타가 떠들썩해 질 것이 분명하다.
강정호는 작년 성적에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작년에는 성공적이라기보다는 어느 정도로만 적당히 한 것 같다"며 "아직 보여줄 게 많다”고 올 시즌을 벼른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는 강정호에게는 또한 박병호 그리고 이대호와의 라이벌 경쟁이라는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I'm Back.’ 무릎 부상을 극복하고 돌아온 강정호에게 시즌 전부터 팬들은 환호하고 있다.
지난해 이대호는 일본 정상급 타자였다. 지난해 141경기 타율 2할8푼2리, 31홈런, 98타점을 올리며 소프트뱅크의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야쿠르트와 일본시리즈에서 타율 5할, 2홈런, 8타점으로 시리즈 MVP까지 올랐다.
소프트뱅크가 3년 최대 18억 엔(약 183억 원)의 최고 대우를 제시했지만 이대호는 메이저리그를 선택했다. 빅리그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결기에서 계약의 불리까지 감수한 것이다.
조금은 많은 나이와 거구인 만큼 느린 발이 계약상의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것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1년 계약인 만큼 최근 일본에서 보인 것처럼 발군의 활약을 보인다면 더 큰 금액과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다. 4년 계약을 맺은 박병호보다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린드와의 플래툰 시스템에 신경을 쓰지 않고 우투수에게도 강한 면모를 보여 출전 경기를 늘려간다면 이대호야 말로 대호로 포효할 수 있을 것이다.
강정호 박병호 이대호의 3호는 호랑이답게 활약하면 된다. 그러나 이들보다 한층 더 주목을 받는 코리언파이터가 김현수다.
김현수야 말로 정교한 타격과 높은 출루율에서 단단한 신뢰를 받고 있는 팀의 선봉 공격수다. 새내기 선수들 중에서 가장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김현수 외에도 외야수 덱스터 파울러와 3년 3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파울러는 타선에서는 선두타자를 맡을 예정이며, 수비에서는 팀의 고민거리였던 우익수를 맡는다. 그렇다면 김현수는 어떤 자리에 설 것인가.
볼티모어의 외야수 보강은 예고됐던 일이다. 중견수 아담 존스 이외에 마땅한 주전 후보를 찾지 못한 볼티모어는 마크 트럼보를 트레이드로 영입하고 김현수와 2년 계약을 맺으며 외야 물갈이에 나섰다. 이번 파울러 영입은 그것의 마무리다.
김현수는 남은 한 자리인 좌익수 자리에 들어설 것이다.
타선은 일단 하위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성능이 검증되는 대로 선봉에 오를 수 있다. 그에게는 홈런도 있다. 많게는 20홈런도 때려낼 수 있을 것이다.
‘타격 머신’ 김현수는 다른 선수와 페이스를 비교할 때 내가 오히려 빠른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이미 성공 아이콘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추신수와도 멋진 경쟁을 펼칠 만하다. 한국산 준마 김현수와 추신수의 질주가 미국은 물론 한국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오승환은 일찌감치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시즌 리그 최고수준의 마운드를 자랑했었다. 그런 리그 최고 수준의 마운드, 또 불펜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오승환 선수를 영입한 것은 그만큼 그의 기량에 대한 믿음이 컸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만큼 팀에서도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과연 오승환은 메이저리그라는 큰물에서 ‘돌직구’의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팬들이 기대하고 또 걱정하는 대표적 케이스다.
팀에서는 오승환이 던진 공의 움직임과 무게,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 마무리로 오래 활약한 경험과 배짱에 굉장히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에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 로젠탈이 있다. 오승환은 그에 앞서서 이닝을 책임지는 자리를 맡거나 상황에 따라서 마무리로 나서는 중요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메이저리그를 밟은 선두주자는 투수들이었다. 박찬호의 ‘호풍’으로 시작해 지금은 류현진의 무대가 펼쳐지고 있다.
어깨수술로 지난 한 시즌을 통째로 거른 류현진이 올해 LA 다저스 마운드로 돌아왔다. 그는 어떤 모습일까. 그러나 자신에 찬 모습이 그의 부활에 신뢰감을 더하고 있다. 잭 그레인키가 떠난 다저스에 류현진의 존재는 한층 크고 무거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무리하지 않게 서서히 발동을 걸겠다는 류현진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이 안쓰럽다. 그러나 류현진이 돌아온 2016년의 메이저리그는 다른 6명의 코리언파이터들과 함께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