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심리다”라는 말, 경제학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런데 병도 심리일까? 심리다.
7월21일 대한언론인회가 베풀고 있는 ‘한방침술봉사’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딱히 어디가 아파서 참석했다기보다 대한언론인회에서 힘들여 마련한 건강프로그램에 아직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으니까 그건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과 무엇보다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내 차례가 됐다. “이따금 허리와 뒷목이 아플 때가 있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설명했다.
침구사는 나의 허리와 목을 진찰하더니 허리의 한곳을 누르며 아프냐고 물었다. 다른 여러 곳은 모두 괜찮은데 딱 한곳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다.
손가락 길이보다 더 긴 침 몇 대를 꽂았다. 사실 나는 침을 처음 맞기 때문에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으나 심하게 아프거나 따끔거리지는 않은 것 같았다. 20여분의 진료는 끝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는 등이 편안하고 안정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병은 심리라 했던가? 가끔 있는 허리통증은 이제부턴 괜찮을 거라는 기대를 해 본다.
아내에게 오늘 받은 치료의 전말을 이야기 했다.
아내의 말 “파워 엘리트들의 ‘천격의 탐욕’때문에 인생이 망가지고 정부가 망가지고 나라가 망가지는데 무료의술을 펼치는 그런 분들 때문에 나라가 다 망하는 것 같아도 그래도 지탱되는 것 아니냐”고….
우리집은 비교적 높은 편(23층)이어서 33도 정도의 기온은 앞뒤 창문을 다 열어 놓고 뒷방 (북향방) 방바닥에 드러누우면 참 시원하다. 참 좋은 피서법이다.
아이들 결혼시킨 후 몇 년 동안 에어컨을 쓰지 않은 이유이다. 허리에 약간의 신경을 쓰면서 방바닥에 드러누웠다. 아~ 이 시원함!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듣는다. ‘천국의 계단’이라던가?
내 어린 시절, 중학교 때부터 이웃집 소녀와 친구 되어 같이 자랐는데 그는 연대 간호학과를 나와 지금은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에서 40년째 살고 있다.
나이 70을 넘었는데도 아직 그곳 병원에서 일한다. 그는 영·유아에게 15cm 길이의 호스로 된 주사를 놓는 의술이 대단하다며 뽐낸다. 뉴욕에도 초빙되어 비행기로 왕진을 한다며 자랑이 대단한 아이이다.
그 아이가 갑자기 나타났다. 허리에 신경을 쓰면서 누워있는데 그가 내 허리를 만져주었다. 허리에 대해서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에 없다. 아니 아무 말 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병원도 아닌 것 같고 집은 더욱이 아닌 것 같고 아무튼 큰방인데 유리창문이 커 보였다.
희미한 커튼 같은 것이 유리창문에 드리워져 있었는데 그의 남편이라는 사람이 커튼사이에서 나타났다.
나는 그를 처음 본다. 그러니 그가 어떤 용모인지 전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그 아이에게 남편도 옆에 있는데 '외간남자'의 허리를 그렇게 만지작거려도 되냐고….
말은 없이 생각만 한 것 같다.
꿈인지 환상인지 그러다가 잠이 깼다.
아직 '천국의 계단'이 끝나지 않을 걸로 보아 단 몇 분 동안 잠들었었나 보다.
미국에서도 불려 다닐 정도의 유명 의료인이 나타나 조금 전 치료받은 허리를 감싸며 확인해 주었으니 이젠 앞으로 허리통증은 없을 것 같다. 預知夢이라도 꾼걸까? 병은 심리이니까….
오늘 나에게 침을 놓아준 분의 말이 생각난다.
대한언론인회를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침술봉사를 나오니까 한 달 후 한 번 더 오라는 말.
스트레칭을 자주 하면서 걷는 일을 생활화하라는 것.
그리고 가급적 짠 음식을 피하라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