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언론인회 회원 80여명은 지난 10월 22일 가을철 문화탐방 행사로 충북 보은지역을 찾았다. 비바람 몰아쳤던 전날 날씨와는 달리 하루 종일 날씨가 좋았고 먹거리도 그런대로 입을 즐겁게 한 나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보은 하면 속리산 법주사로 유명하지만 찾고 보니 신라시대 축성한 삼년산성을 비롯해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다 소나무만을 주제로 한 전시관에선 그윽한 솔향기가 진동해 색다른 감회를 느끼게 한 하루였다..
태조 왕건도 못 뺏은 신라 삼년산성
보은 인터체인지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우뚝 솟은 삼년산성, 신라시대에 축조되었고, ‘삼국사기’에 축성을 시작한지 3년 만에 완성하여 삼년산성이라고 부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해발 325미터의 오성산에 평범한 돌로 가로 세로로층층이 쌓은 대표적인 석축 산성의 하나로 성의 둘레가 약 1,680m, 넓이는 중국 만리장성의 서너 배는 된다는 게 해설사의 설명이다.
삼국통일 전쟁 때 태종 무열왕이 당나라 사신 왕문도를 접견하는 장소로도 이용되었다고 한다. 고려 태조 왕건은 이 성을 점령하려다가 크게 패했다니 전략적으로 요충지이고 아주 튼튼한 산성이었음을 알 수 있다.
동학운동이념 재조명-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이어서 찾은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동학농민혁명 최후의 격전지중 하나인 보은군 성족리 일원에 조성된 공원이다. 상징탑, 돌성, 민중의 광장, 하늘 길계단 등을 설치하여 동학운동의 이념과 역사적 가치를 보고 느낄수 있는 자연 친화형 생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국의 수만 동학교도들이 괴나리 봇짐을 메고 .지금의 보은군 외속리면 장내리, 당시의 장안에 모여 일본과 외세를 배척하고 의병을 일으킨 것을 기념하여 조성된 공원이다. 우리 회원들이 해설사의 선창으로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를 합창하기도 했다.
법주사는 너무나 잘 알려진 고찰로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법주사
정문에서 대웅보전까지 걸어서 약 10여분, 길가엔 울긋 불긋 단풍나무가 반기고 계곡으로 흐르는 해맑은 물이 소리치며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법주사 대형 청동대불에 압도
법주사의 개조(開祖)로 알려진 의신(義信)이 일찍이 불법을 구하러 천축(天竺‧인도)으로 건너가 그 곳에서 경전(經典)을 얻어 귀국하여 나귀에 싣고 속리산으로 들어가 서기553년(신라 진흥왕 14) 이 절을 창건했다니 지금부터 1,461년 전의 일이다. ‘ 법(法)이 안주할 수 있는 탈속(脫俗)의 절’이라 하여 법주사라는 명칭이 붙여졌다는 기록이 또한 경이롭다. 높이 8m의 기단 위에 25m 높이로 우뚝 선 미륵대불, 법주사의 상징물인 이 대불에 소요된 청동의 무게는 무려 160톤에 달하고 점안식 날 하늘에서는 서광이 비추고 머리 위에서는 백호광명(白毫光明)이 치솟아 모든 대중이 환희와 감탄에 젖었다고 한다. 최근 청동 위에 금칠을해 더욱 웅장하고 찬란하게 보이는 청동대불 앞에선 저마다 추억 만들기에 바쁜 관광객들로 붐빈다.
소나무만을 주제로 한 전시관 솔향공원
보은의 솔향공원에 들어서면 우리생활에 미치는 소나무 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소나무 하면 대체로 굳은 절개를 상징한다. 윤선도의 오우가 중 한 귀절 “더우면 꽃피고 추우면 잎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는다/구천의 뿌리 곧은 줄을 글로하여 아노라.” 가 그렇고 성삼문의 단심가에 나오는 ‘낙락장송’도 굳은 절개를 읊은 것이다. 그냥 지나쳤다면 후회할 뻔했다.
보은은 요즘 대추축제가 한창이다. 해설사마다 주먹만 한 대추도 달린다며 대추의 고장 보은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홍보한다. 자연산 버섯정식오찬도 입맛을 돋우었지만 귀로에 들른 천안의 묵은지 찌개와 고등어 구이 만찬도 일품. 서울에 도착해 시계를 보니 오후 8시 30분, 사전에 계획한 일정에 한 치의 오차도 없지 않은가. 이날 날씨를 잘해주신 하늘에 감사하고 하루를 건강하게 함께 해준 회우 여러분께 감사할 따름이다. <글 정운종 상임이사. 사진 이철영 편집위원>